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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기자 기본교육] 제355기 수습기자 기본교육 참가자 후기(뉴스1 김종훈 기자)

작성자: 이학철
작성일: 2024-09-10 16:31:44
조회수: 24

기자는 판단하는 직업   <div style="text-align:right">뉴스1 김종훈 기자</div> <div style="text-align:right"> </div> “지금 취재할 수 있는 사람 있어?” 사건팀 3주 차. 오후 10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 수습기자 단체대화방에 ‘톡’ 하나가 왔습니다. 대형 교통사고가 터졌고, 당장 현장으로 갈 수 있는 수습을 찾는 내용이었습니다. 러닝을 하는 도중 문자를 보고 바로 현장으로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현장으로 가는 택시를 타기까지 20분이 채 걸리지 않은 걸로 기억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제가 투입된 사고가 한 달 넘게 모든 언론이 달려든 ‘시청역 교통사고’일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선배는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가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으니, 응급실로 가보라고 했습니다. 택시에서 내렸더니 먼저 도착한 타사 선배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응급실 인근을 지키는 경찰에게 말을 붙여봤지만 “우리도 모른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기자가 되고 처음으로 투입된 사고 현장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함’을 느꼈습니다. 1년 남짓 기자를 준비하면서 분석이 좋은 기사, 현장감이 느껴지는 기사를 읽기만 했지 막상 그 기사가 어떻게 세상에 나오는지 고민은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배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언론진흥재단 수습기자 교육에 대해 기대감이 컸습니다. 정동에서의 교육 첫날 강의를 맡으신 선배들의 이력을 보니 그 기대는 더욱 부풀었습니다.   “저도 그게 참 고민인데요” 열 분이 넘는 선배들이 오셔서 수습기자들의 질문에 가장 자주 한 답입니다. 짧게는 3년 길게는 20년을 현장을 누빈 대선배도 아직 잘 모르겠다는 말을 많이 하셨습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 ‘모든 현장이 제각각’ 선배들도 여전히 취재가, 기사가 어렵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고 선배들은 각자 ‘기자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힘주어 강의해 주셨습니다.   “기자는 판단하는 직업입니다” 뉴스1 이승환 선배가 해주신 이 말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사실 수습을 시작하고 이때까지만 해도 선배가 내린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기만 하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습니다. 선배의 말을 듣고 다시 사건팀 기간을 되짚어보니 아무리 사소한 일에서도, 크든 작든 모두 ‘판단’이 끼어있었습니다.   인명피해가 없는 간단한 화재 사고를 기사로 쓸 때도 소방서에 어떤 걸 물어볼지, 취재한 내용 중에 무엇을 리드 맨 앞에 둘지 판단의 연속입니다. 하다못해 경찰서에서 민원인을 취재할 때 동시에 두 명이 들어오면 누구한테 말을 붙여볼지 결정하는 것도 판단이었습니다.   “오늘 취재한 곳을 내일 한 번 더 가보세요” ‘우병우 팔짱 사진’으로 유명한 조선일보 고운호 선배가 하신 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대형 참사든 매일 생기는 스케치 현장이든 당일에는 모든 기자가 주목하지만, 단 하루만 지나도 관심은 뚝 떨어집니다. 고운호 선배는 기자는 ‘타사가 모두 철수할 때’ ‘아무도 가지 않은 현장’에서 의미 있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국일보 김지은 선배가 들려주신 단독 기사 취재기도 비슷한 메시지를 주셨습니다.   10일 동안 교육을 받으면서 구체적인 취재 스킬이나 방법을 들을 수 있을 거란 제 기대는 빗나갔습니다. 대신 그보다 중요한 기자가 어떤 ‘태도’로 취재에 임해야 하는지를 배웠습니다. 결국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해서 더 나은 ‘판단’을 하고, 남들이 적당히 할 때 ‘한 번 더’ 부딪혀보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div class="hwp_editor_board_content" id="hwpEditorBoardContent">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