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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기자 기본교육] 제354기 수습기자 기본교육 참가자 후기(경기신문 이건우 기자)

작성자: 이학철
작성일: 2024-07-29 09:04:09
조회수: 338

경기신문 이건우에서 기자 이건우가 되기까지 <div class="hwp_editor_board_content" id="hwpEditorBoardContent"> </div> <div class="hwp_editor_board_content" style="text-align:right">경기신문 이건우 기자</div> <div class="hwp_editor_board_content" style="text-align:right"> </div> <div class="hwp_editor_board_content"> “왜 저렇게 열심히 하는 거야?”   수습기자 교육 4일 차, 같은 수업을 받던 동료 기자가 한 말이었다. 김현 EBS PD가 강사로 초청됐고 영상 제작 실습 후 한창 상영회가 진행되고 있던 순간이었다. 내가 속한 조는 각종 뉴스 밈을 패러디한 리포트 형식의 영상이었다. 나는 고양이 분장을 하고, 다른 조원은 거꾸리 아저씨 흉내를 내며 다소 우스꽝스럽게 연출한 결과 동료 기자의 반응과 강사의 평이 꽤 좋았다. 우리 조의 영상이 상영되고 다들 재밌게 보던 중 경력직 출신의 교육생이 한마디 던졌다. “왜 저렇게 열심히 하는 거야?” 그 사람의 의도는 과장되게 연출된 우리의 모습에 감탄하는 말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한마디에 나는 교육 시간 내내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됐다. ‘왜 이렇게 나는 열심히 하는 걸까?’, ‘나는 왜 열심히 해야만 하는 걸까?’   나의 꿈은 언제나 기자였기 때문에   대학생 때부터 듣던 익숙한 말이었다. 군대까지 미루면서 3년간 학보사 편집국장직을 맡았다. 국문과와 미디어학과를 복수전공 하면서 남들보다 졸업시기도 늦었다. 결국 대학교 3학년 1학기를 마치고서야 군대에 입대할 수 있었다. 주변 동기들은 항상 나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까지 해?” 그때도 나는 답하지 않았다. 진짜로 몰랐으니까. 송수진 KBS 기자가 방문해 탐사보도를 주제로 강의를 했을 때였다. 내가 대학생 때 속했던 스터디에서 저널리즘 토크쇼 J라는 프로그램을 벤치마킹 했었는데, 그 프로그램의 탐사보도팀을 맡았던 선배였다. 연예인을 보는 느낌이라 엄청난 집중력으로 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끝나고 송수진 기자에게 질문했다. 아쉽게도 질문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나에게 답변해준 말만은 아주 생생하게 기억한다. “‘특정 언론사 이건우’가 아닌 ‘기자 이건우’로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이때가 수습기자 교육 6일 차 때였다. 돌이켜보니 내가 걸어온 모든 길은 ‘기자’라는 목적지를 향하고 있었다. 기자가 아닌 미래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 6일 차 수업 이후 나는 단지 경기신문 회사원 이건우가 아닌 기자 이건우로서 수업에 임했다. ‘열심히’ 임하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기자라면 응당 알아야 할 내용이었으니까. 기자로서의 나를 정의하는 법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닿을 수만 있다면   뉴스레터를 운영하는 박지윤 한국일보 기자,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제작하는 위은지 동아일보 기자, 기획 취재 후 텀블벅을 통해 책으로 출판한 이아름 경향신문 기자. 이들의 공통점은 레거시 미디어에 소속돼있으면서 레거시 미디어에 얽매어있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이들의 이야기에 더욱 매료됐다. 그리고 너무나 공감됐다. 내가 꿈꾸던 기자의 모습을 이 수업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스트레이트 기사를 쓰고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전하는 전통적인 기자상과는 매우 달랐다. 하지만 이들은 분명, 오히려 신선한 방법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박지윤 한국일보 기자가 기자의 뜻에 대해 장난식으로 물어봤던 것이 생각난다. “의사, 변호사, 검사, 약사 모두 스승 사(師)나 선비 사(士)인데 왜 기자만 기록하는 놈(者)일까요?” 처음엔 아리송했지만, 이후 이들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은 높은 지위의 스승이나 선비보다는 자신의 말귀를 잘 알아듣고 제대로 전달할 줄 아는 ‘놈’에게 본인의 이야기를 더 잘 들려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놈’들에게 사람들은 더 잘 귀 기울여 준다. 레거시 미디어가 오페라나 뮤지컬 같은 것이라면, 수업에서 소개한 뉴미디어는 개그콘서트 같았다. 둘 다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해준다는 것에는 다름이 없었다. 그럼에도 연기자는 연기자고, 기자는 기자임에 틀림이 없었다.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   나를 포함해 같이 수업을 들은 동료들이 수습 기자 교육을 받으면서 가장 많이 공감한 부분이 ‘대학교 강의를 다시 듣는 느낌이다’였다. 그렇기에 분명 지루한 부분이 있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다시 “왜 저렇게 열심히 해?”라는 스스로에 대한 물음을 던져본다. 그리고 수습기자 교육을 마치고 지금 이 소감문에 다다라서야 깨닫는다. 나는 2주 동안의 짧고도 긴 시간 동안 수업을 듣고 공부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아닐까. 앞에 있는 사람이 이야기할 때, 보통 카톡을 하거나 게임을 한다면 분명 예의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힐 것이다. 예의 없는 기자는 이야기를 듣지 않는 사람이다. 그 사람을 기자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상태로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 수습기자 교육을 듣는 나에게 ‘왜 저렇게 열심히 해?’라고 묻는다면 이제 나는 오히려 감사함을 느낄 것 같다. 나는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닌 앞에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고, 나에게 물어본 사람은 기자로서의 이건우를 보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div class="hwp_editor_board_content" id="hwpEditorBoardContent">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