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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기자 기본교육] 제350기 수습기자 기본교육 참가자 후기(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작성자: 이학철
작성일: 2024-06-03 16:29:27
조회수: 326

“언진재 때가 제일 좋았다” <div class="hwp_editor_board_content" id="hwpEditorBoardContent"> </div> <div class="hwp_editor_board_content" style="text-align:right">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div> <div class="hwp_editor_board_content"> </div> <div class="hwp_editor_board_content"> 아마 언론진흥재단 교육을 앞둔 수습기자들은 선배들한테 이런 말 한번 씩 들어봤을 겁니다. 언진재에서 돌아오면 고생길 시작이라는 섬뜩한 말도 함께 말이죠. 사실 전 언진재 교육보단 빨리 업무를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빨리 밖으로 나가 취재를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별 기대가 없었습니다. 회사 교육기간 동안 들었던 “기자는 이래야 하고 저래야 하고” 등등 틀에 박힌 얘기를 또 듣는 게 지겹기도 했습니다. 막상 맞닥뜨린 언진재 생활은 선배들 말처럼 ‘놀아서’ 좋았습니다. 차장님이 매일 데려가주시는 맛집도 기대됐고요. 그런데 정말 좋았던 점은 진짜 내가 되고 싶은 기자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점입니다. 언진재 교육생들은 르포기사를 하나 쓰게 됩니다. 중앙일보 손민호 기자의 르포 수업이죠. 주제는 2024년 3월 10일 광화문이었습니다. 광화문도 문제였지만 제일 큰 문제는 날짜였죠. 9일부터 1박2일로 전주 여행이 예정돼 있었거든요. 하는 수 없이 기차표를 아침으로 옮기고 3월 10일 광화문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당일치기 같은 1박2일 여행을 끝내고 말이죠. 일요일 낮 광화문은 사람이 참 많았습니다. 그것도 각양각색의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요. 한쪽에선 태극기를 든 목사님이 자유 대한민국을 외치고 한쪽에선 의대정원 확대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이 팻말을 들고 서있었습니다. 배낭을 멘 외국인들은 다채로운 우리나라의 모습에 퍽 감동한 거 같더군요. 저는 시청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시청 앞 구석, 천막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분향소를 차린 공간이었습니다. 시끄러운 찬송가가 광화문·시청 일대에 울려 퍼지는데 신기하게 분향소가 있는 곳만 기름 난로가 웅웅거리는 소리만 들렸습니다. 분향소 옆에 마련된 편지를 쓰는 공간을 둘러보는데, 기름 난로는 오래돼선지 웅웅거리다 꺼지기를 반복했습니다. 분향소 앞을 지키던 한 아저씨가 난로를 고쳐보려고 애쓰시더군요.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넸습니다. 처음엔 차가운 눈빛이었습니다. 인터뷰를 요청하니 기자라는 걸 확인하시곤 눈빛이 풀리셨습니다. 한참 인터뷰를 하다가 차가운 눈빛의 이유를 알았습니다. “술 먹다가 죽은 놈들이 뭐가 불쌍하다고!” 너무 놀라 질문을 까먹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아저씨는 오히려 저를 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어보이셨어요. 뭐 이런 건 일상이라는 겁니다. 문득 아저씨의 일상이 궁금해졌습니다. 오늘 어제, 작년…시간을 되짚어가며 얘기를 하니, 7년 전 3월 10일까지 거슬러 내려갔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던 날이었습니다. 아저씨는 그날 광화문에서 마지막 집회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집회를 지켜보며 아이가 집을 나서는 뒷모습에 덜컥 겁내지 않아도 되겠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5년 뒤 믿음이 산산조각 났습니다. 이태원에서요. 아저씨의 이야기를 르포기사로 써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분노가 슬픔이 되고 슬픔이 체념이 되는 과정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어요. 최대한 이태원이라는 단어를 배제하고 르포기사를 썼습니다. 이태원이라는 공간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거든요. 머리를 쥐어짜내 기사를 제출했습니다. 진심을 담은 기사를 쓰니 생전 처음으로 제 글을 읽고 감동받았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자기소개서에서 ‘공감’을 이끌어내는 기사를 쓰고 싶다고 기계적으로 적곤 했는데, 진짜 공감을 이끌어 내는 방법을 알게 된 거죠. 다른 기자들의 르포를 읽으며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각을 배울 수도 있었습니다. 언진재에서 배운 ‘공감’의 글쓰기를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처음으로 '이효진'이라는 바이라인이 적힌 기사를 공개하고 열정 넘치는 사람들과 대화한 순간도요. 정동빌딩 2층 한 켠에 자리 잡은 제 웃는 모습이 언제까지 갈진 모르겠지만, 열심히 기자생활 해보겠습니다. 다음 기수들도 언진재에서 기자라는 직업에 진심으로 흥미를 느끼고 동료들과 친해지길 바랍니다. <div class="hwp_editor_board_content" id="hwpEditorBoardContent"> </div> </div>